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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로테이션 17

"...시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손에 들고있던 스케이트 슈즈를 침대로 던졌다. 우당탕, 하고 과격한 소리가 나는 게 귀에 거슬렸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아까부터 계속 발목부터 시작해 온 몸이 저릿거렸다. 분명 다친 곳은 발목인데.


한숨을 푹 내쉬면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베란다에 커튼을 쳤는지 확인할 여유도 없이 그대로 상의에 입고 있던 얇은 폴라티를 벗어 던졌다. 그대로 훤히 드러난 맨몸이 추울 법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기분은 들지 않았다.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두어번 헝큰 그는 손을 발목으로 가져갔다. 살짝 닿이기만 했을 뿐인데 금세 욱신거리는 것이 적잖게 다친 것처럼 보였다. 양말을 벗겨내자마자 드러나는 것은 긴 시간 연습해서 이미 한참 못생겨질대로 못생겨진 발과 조금은 멍이 들어있는 발목이었다.


다행히 잘 걸어지는 것을 보아하니 발목이 부러지거나 삔 것 같지는 않은데. 아마 단순한 타박상인듯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지만. 마지막에 정신을 놓고 그대로 넘어져버린 것은 순전히 윤기의 탓이었다. 어느 구 누구의 탓도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지민이 떠올랐다.


모든 것이 지민의 탓인 것만 같았다. 그 때 스메노프의 손을 잡고 빙상장 밖으로 나가지만 않았어도. 내 눈에 띄지만 않았어도. 공항에서 스메노프를 만나지만 않았어도.


그 아이가 내 매니저를 하지만 않았어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우뚝 움직임이 멈췄다. 바보같고 이기적인 생각들이었다. 지민은 매니저로서 항상 노력해왔다는 사실 쯤은 알고 있었다. 매니저 일이 버겁다고 느끼면서도 언제나 웃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런데 자꾸만 미워졌다. 미워져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아릿해져오는 발목을 바라보다가 피실 웃었다. 주인 잘못 만난 발이 꼭 울고있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울적해졌다.



-



스메노프를 겨우겨우 떼어놓고 다시금 빙상장으로 돌아갔을 때 이미 휑해져 있는 후였다. 보여야할 윤기의 그림자조차 눈에 띄지 않고, 게다가 평소라면 지민이 챙겨가야 했던 스케이트 관련 짐들이 죄다 없어져 있었다. 무엇에 그리 심통이 난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나마나 전부 윤기가 챙겨갔을 것이 뻔했다.


"아 진짜..."


두 손을 푹 얼굴에 파묻었다. 곤란했다. 어디서부터 심기를 건드린 것인지 알수도 없었으며 그 사이에 호텔로 먼저 향했다는 사실이 배반감을 들게 만들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러시아는 특히 밤만 되면 무서워져서 나가기가 겁난다는 말에 같이 다녀주겠다는 말을 한 게 바로 엊그제였다.


그 사이에 약속을 깨버리다니. 무심해도 너무 무심했다. 그럼에도 더 짜증나는 사실은 그런 남자를 지민이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만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속상했다. 함께 고민해줬으면 좋겠고 함께 아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도 힘든 일인가. 한숨을 푹 내쉬고 빙상장에 불을 껐다. 어두캄캄해진 인상이 제법 마음속에 무섭게 남았지만 신경 쓸 겨를이 있나. 윤기가 있을 호텔로 향하는 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가로등 두어개밖에 켜지지 않은 길은 무서웠다.


차를 타고갈 거리도, 택시를 부를 거리도 아니라서 언제나 걸어다녔는데 오늘은 특히나 윤기가 없는 날이기도 하니까. 공포심은 배가 되었다. 그제서야 느꼈다. 그 사람의 빈자리가 이렇게나 크구나, 하고. 알아봤자 별 수 없다는 게 흠이었다. 그런 사실을 깨달아도, 혹은 깨닫지 못한 채로 매니저 생활이 끝나도 알아줄 사람이 없는 것만은 분명했으니까.


겨우겨우 호텔에 도착해서 윤기의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약한 전조등만 켜진 상태였다. 애초부터 짐 정리나 스케줄들을 짜줘야 했기 때문에 방 키는 지민이 하나 더 갖고있는 상태였다. 평소 이 시간대라면 아직 깨있었을텐데 침대에는 누가 봐도 윤기인 것 같은 인영이 누워있었다.


주위는 엉망이었다. 함부로 던져둔 슈즈부터 시작해서 옷가지들. 그래도 샤워는 하고 잠이 들었던 것인지 욕실부터 시작해 침대까지 이어진 물자국들이 향연을 이루었다. 푹 푹 한숨만 나오는 상황인데도 지민은 윤기의 곁으로 다가갔다.


잠자는 와중인데도 미간이 구겨져 있었다. 무슨 꿈을 꾸길래 이런 표정을 짓는 걸까. 알 턱이 없었지만 괴로운 꿈인 것이 분명하겠지. 침대 앞에 쭈그려 앉아 잠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가까이서 잠든 얼굴을 보는 것은 저번에 집을 청소해주러 갔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 때는 친하지도 않았고 그를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잘 몰라서 우왕좌왕 하기만 했는데. 그러고보니 그 때 처음으로 웃어줬었지. 그런 저런 추억에 빠져들다 보니 그의 얼굴이 다시금 더 마음에 와닿지 않을수가 없었다. 검지 손가락을 뻗어 그의 미간을 한 번 꾹 눌렀다.


금세 구겨진 게 풀리는 것을 보고 피실 웃었다.


"잘자요."


그대로 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



턴을 돌았다. 실패. 턴을 또 돌았다. 실패. 턴을 또 또 돌았다. 실패. 그렇게 연속적으로 4회전 플립은 실패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저번 전지 훈련 때는 성공했던 녀석이 이번에는 말썽이었다. 무엇이 부족한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고쳐지지 않았다.


부족한 것은 오직 하나였다. 집중력. 집중력은 꽤 강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만큼은 그 법칙이 처참하게도 와르르 무너졌다. 어제만큼 열심히 연습을 하려니 뭔가 또 김이 빠져서 천천히 연습을 하고 있는데 와중에 링 밖의 두 사람에게로 시선이 갔다.


"저 새끼가..."


스메노프는 이제 아주 윤기의 빙상장이 제 안방인 마냥 드나들었다. 언제 와서 앉아있던 것인지는 알 턱이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적은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래, 스메노프가 와있는 것은 별로 상관이 없었다. 연습을 멈추면 그만이었다.


그럼에도 자꾸만 남모를 짜증이 속에서 솟구치면서 분했다. 그 속에서 이상하게도 울적한 기분이 맴돌았다. 슬픈 기분이 왜 드는지는 본인도 알 수 없었으나 그 둘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랬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울분이 터졌다.


지민은 스메노프에게 깎아진 과일을 건네주는 중이었다. 토끼 모양으로 예쁘게 깎은 사과부터 시작해서 귤까지. 평소라면 윤기의 도시락에 들어있었을 것들이 그의 입 안으로 얌전히도 들어가고 있었다. 화가 났다. 노골적으로 이 부분만큼은 화가 났다.


도시락을 싸달라고 했던 건 난데. 나라고. 나란 말이야, 박지민. 근데 왜 그 자식한테 그걸 주고 앉아있는 건데? 바득바득 이를 갈다가 젠장, 하고 옅게 중얼거렸다. 이러면 더 집중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더 그랬다.


머리가 욱신거렸다. 앞머리를 거칠게 쓰어올리고 나서 다시금 음악을 재생시켰다. 더 크게 재생시켰다. 볼륨을 더 위로 올렸다. 그 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릴수도 없게끔. 처음부터 지민이 짜준 안무를 다시 해보고. 지민이 짜준 안무? '지민'이 짜준 안무.


이상하게 지민의 이름만 들어갔다 하면 가슴 속 깊은 곳이 욱신거렸다.


"또야."


답답한 가슴을 주먹으로 두어번 퍽퍽 세게 쳤다. 그래도 답답함은 없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연습을 대강 하고 넘어갈 생각이었는데 그런 마음은 어느새 사라진 후였다. 오늘도 죽도록 연습해서, 스메노프를 뛰어넘고 싶다는 그 일념밖에 없었다.



-



오늘은 그래도 어제만큼이나 힘들게 연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순전한 착각이었나. 아까 쯤 또 언제 왔는지 빙상장에 달라붙어 있는 스메노프를 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말을 하러 온 걸까 싶어 다가갔더니 그는 어제와는 달리 사뭇 진지하 눈을 하고 있었다.


"저어..."

"...몸선이 굳네요."


네? 갑자기 중저음으로 말하는 통에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말인가 싶어서 스메노프의 눈이 향하고 있는 곳으로 눈을 돌렸더니 이내 향하는 것은 윤기였다. 그러하였다. 스메노프는 지금 윤기의 몸선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몸선이 굳다라. 그것은 어떤 말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릴 때부터 피겨에 대해서 잘 훈련받은 것 같은 몸이에요. 잔근육도 그렇고."

"아..."

"실제로 이렇게 연습하거나 얼음 위에 있는 그를 목격하는 것은 처음인데 역시,"


TV에서 본 것만큼 위협적이네요. 생긋 웃은 그는 이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지민이 보기에 그는 조금은 조바심이 나있는 것처럼만 보였다. 당연했다. 윤기는 지금 귀신 들린듯이 연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라이벌이라면 라이벌인 만큼 안무를 다 보여줄 수는 없었다.


나가라고 말하자 그는 다시금 웃으면서 말도 안되는 조건을 걸어 붙였다.


"배가 고픈데 뭐라도 주면 나갈게요."


마땅히 줄 거라. 사실상 그런 것은 없었다. 윤기의 도시락이 다였고. 그 마저도 오늘 아침 호텔의 조리장을 힘들게 빌려 만든 것이었는데. 윤기가 먹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주고 싶지도 않았고. 어쩌지 하다가 열은 것이 바로 디저트 통이었다.


오늘도 혹시 힘들어 할까봐 그가 지칠 때마다 입 안에 넣어주려고 열심히 깎아온 것이었는데. 스메노프가 이걸 먹고 빙상장 밖으로 나가준다면 훨씬 더 나은 결과가 아닌가 싶어 한숨을 내쉬고서 뚜껑을 열었다. 예상대로 그는 사과를 입에 베어물고서는 나가라는 지민의 말에 금세 밖으로 사라졌다.


이제 방해거리도 없는 셈이었다. 온전히 두 눈에 그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석연찮게도 자꾸만 눈에 띄는 점은 뭐에 쫓긴다는듯 조급해 보이는 그의 모습이었다. 물어보고 싶었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필사적이냐고. 얼음 위에서라면 재밌다는듯이 오히려 연습의 고통까지 즐기는 듯 보이던 그의 모습은 이제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힘들어 보였고, 우울해 보였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참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늘로 날아오르고 실패하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실패하고. 지민으로서는 그러한 그의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이런 날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빨리 흘러 곤란했다. 도시락을 싸왔는데 차갑게 식어갈 때 쯤은 이미 저녁이 돼있는 상태였다. 그 때까지 윤기는 공복이었고, 그 사실은 지민도 마찬가지 였다. 빙상장 벽에 걸려있는 시계가 밤 9시를 가리켰다.


늦은 시각이었다. 평소라면 연습을 마치고서라도 갈만한. 그런데 그는 어딘가 모르게 잔뜩 화가 나있어서 멈추지 않을 것처럼만 보였다.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푹 한숨을 내쉬다가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줄곧 실패했던 점프를 아직도 시도하고 있는 참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이번만큼은 왠지 모르게 마음 속에 불길한 생각이 확 떠올랐다. 잠깐, 이라고 소리치기도 전에 그는 하늘로 날아오르다 세게 곤두박질 쳤다.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와 한순간 들렸던 윤기의 짧은 비명은 지민의 정신을 헤집어 놓기에는 충분한 요소들이었다.


"윤기씨!!!"


얼음 위에서 잘 못 걷는다는 것을 생각할 틈도 없었다. 곧장 링 위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워커를 한 발 한 발 내딛고 그가 있는 중앙으로 달려가는데 이상하게 심장이 쿵쿵 뛰었다. 걱정됐다. 지민이 그곳으로 향할 때까지 그는 줄곧 일어서지 않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그의 앞에 도착한 지민은 마주보고 쭈그려 앉았다.


"괜찮아요? 다친 곳은요?"


묻는 말에도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괜히 울적해져서 눈꼬리만 축 처졌다. 우울하다는 티를 팍팍 내듯이 그를 향해 한숨을 내쉬고 그의 손을 들어올렸다. 아까 넘어지다가 짚은 모양인데 손등은 이미 한참 상처가 나서 피가 나고 있었다.


가벼운 찰과상인 것이 분명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쓰였다. 입 근처로 다가가 호호 불어주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샤워할 때 아플 거예요. 진짜...짜증나."

"......"

"대체 왜 그렇게까지 연습을 해요? 지켜보는 제 생각은 안 하시는 거예요?"

"......"

"4회전 플립에는 왜 또 그렇게 집착을 하는데요...속상하게..."


중얼거리다 보니 어느덧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평소 하지도 못했던 말들이 뭐가 터진듯이 밖으로 자꾸만 흘러나왔다. 그런 말에도 윤기는 아무 말이 없었다. 평소같이 손을 확 빼고 가만히 냅두라는 말도 없었고, 어제처럼 화내는 일도 없었다.


손만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는 그대로 지민에게 잡혔던 손을 뻗었다. 순간 입술에 닿이는 감촉에 지민이 놀라 그대로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손가락이 지민의 입술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꾹 꾹 누르기도 잠시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손짓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저, 저기...윤기씨...잠깐..."


말리는 소리에도 소용이 없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똑바로 굳게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눈과 시선이 맞닥뜨렸다. 그의 검고도 또 검은 두 눈에는 오로지 지민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넋이 나간듯 그 눈만 바라보고 있던 찰나에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의 입이 열렸다.


"...질투나."


그러고서는 뭐라 말할 틈도 없이 그의 입술이 지민의 입술을 덮쳐왔다. 말 그대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거부할 틈도, 밀어낼 틈도 없었다. 놀라기도 잠시 다른 한 손으로 지민의 뒷목을 잡고 부드럽게 리드해오는 그에 눈을 꼭 감았다.


달아도 한참 달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 입술이 떨어질 쯤에야 정신을 차린 지민은 금세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물들었다. 첫키스였는데.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짝사랑 상대. 고백했다가 거하게 차인 상대. 이상하게 눈가에 열이 올랐다. 무슨 말이라도 더 했다가는 눈물이 뚝뚝 쏟아질 것 같았다.


"지, 지금...키스..."

"어, 키스했어."


너한테. 당황한 지민과는 달리 정작 키스를 한 본인의 반응은 정직했다. 당황한 기색도 없고, 어떤 기색도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차가운 낯빛을 하고 지민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혹시 지금 그냥 얼떨결에 한거야? 별 감정도 없이? 그런 쪽으로 생각이 닿자 이상할만큼 우울해졌다.


꼭 물어야만 하는 질문이 있었다.


"윤기씨는...저를 좋아하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그냥..."


그 질문에 잠시 고민하듯 입이 열렸다 닫히더니 시간이 조금 흘러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단 한마디였다.


"나 너 좋아해."


그러고서는 또다시 고민할 틈도 없이 그는 다시 입술을 맞춰왔다. 아. 이번에는 당황하는 틈도 없었다. 그대로 눈을 폭 감았다. 얼굴을 맞잡아 오는 그의 커다란 손에 뚝뚝 흐르는 지민의 눈물이 한없이 적셔왔다. 다른 말로 표현할 것이 없었다.


그저, 행복했다.

JM BOTTOM/ONLY SUJ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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