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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하늘 02

"뭐하는 짓이에요!!!"

"뭐가."


아침 댓바람부터 높은 톤의 고함 소리가 비행기 내부에 울렸다. 씩씩 거리며 화내기도 잠시, 아침부터 출장 예정이 있어 비행기를 타게 된 윤기는 한껏 열이 올라 화부터 내는 지민을 웃으며 바라보기만 했다. 그 모습이 더 남을 짜증나게 만들었지만. 알고나 있는 걸까.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차마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메뉴얼 밖의 상황대로 대처해버리고 말았으나 그 상황은 이미 지민의 머릿속에서 빠져나간지 오래인 것처럼 보였다. 손님에게 화를 내지 않도록 교육을 받았으나, 아니 이건 하다 하다 너무하잖아.


밥을 함께 먹자고 약속했던 김 기장님의 모습은 파리로 착륙한 이후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할 법도 했지만 오늘은 일이 너무 바빠 안타깝지만 약속을 취소해야겠다는 문자에 그러려니 답장을 한 것이 애초부터 문제였다. 이 남자와, 베베 꼬여버린 이 남자와 그 전 날 비행기에서 어떠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먹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 후로부터 기장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 문자를 보내봐도 답장은 그저 미안하다, 라고 올 뿐이었기에. 다정하신 성격의 그 사람이 그렇게 보낼리도 없고 보나마나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일주일 째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상황에 부기장님께 상황 설명을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허탈할만큼 공허한 구멍을 가슴 속에 만들었다. 그가 해고당했다는 것과, 그 해고를 시킨 사람이 이 항공사의 대표라는 것. 다시 말해 민윤기. 


그 사람이었다.


그 정도의 직급에 올라가 있으면 당연할만큼 누군가의 인생을 뺏는 것도 간단할 것이 분명했다. 김연우 기장이 해고당한 이유는 단순히 말해 눈에서 벗어났기 때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잘못 보이면 해고 당하고, 그것이 아마 민윤기라는 사람의 머릿속에 든 가치관일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이었다. 웬만하면 자신의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을 것이 확실한데. 이상하게 최근 들어 생기는 해외 일정에 이용되는 비행기는 모두 S항공사의 것이었다. 그것도 죄다 지민이 승무원으로 있는.


일주일만에 마주친 그에게 화부터 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심사였다. 신사같은 웃음을 얼굴 가득 띄우며 영어로 적힌 신문을 읽는 그를 바라보다 냅다 그의 신문을 뺏어들었다.


"지금 글이 눈에 읽혀요???"

"아까부터 무슨 일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나셨을까. 내가 뭐 잘못했어?"


태연한 표정으로 아이 달래듯 대해오는 태도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다 알고 있으면서...! 입술만 앙다물며 잘근잘근 씹다가 용기를 내어 한마디 했다.


"대표님이잖아요."

"뭐가."

"기장님 해고한 거!!!"

"그래서."

"...뭐?"

"문제 될 거 있나."


다정하게 웃으며 말해오는 그를 바라보다 입만 크게 벌렸다. 애초부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지민의 손에 들려있던 신문을 살며시 빼서 읽던 페이지를 다시 펴며 옆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그는 아직도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 서있는 지민을 살며시 바라봤다.


"더 물어볼 게 남았어?"

"완전 권력 남용 아니에요???"

"뭐가. 해고시킨 거?"

"네!!!"


기다렸다는 듯이 빽 소리를 지르자 픽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다시 올린 그는 턱을 괸 채로 한마디 했다.


"권력 남용."

"......"

"굳이 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고 알고 있는데."

"아니..."

"안 그래?"


확실히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권력 남용이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뿐이지, 실상은 어디에서든 다 볼 수 있는 현상이니까. 말이 도무지 통할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미간을 구겼다. 그럼에도 변함 없이 웃고 있는 얼굴이 너무나도 재수 없어서 그대로 침을 뱉을까 하다가 한숨과 함께 시무룩한 말을 건넸다.


"그러면...대신 제가 잘리면 안돼요? 저도 해고시켜 주세요..."

"해고시켜서 갈 곳이 없어지면."

"......"

"우리집 들어와서 살래?"

"미쳤어요?"

"맨 정신이면 여기까지 못 왔겠지."


놀리기라도 하는 것인지 바람 빠진 웃음 소리를 내다가 다시 신문으로 눈을 돌린 그는 지민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입만 열며 낮은 목소리로 다시금 말을 걸어왔다.


"그렇게 기장을 해고시킨 게 불만이라면, 조건을 걸고 다시 들여보내 줄게."

"...무슨 조건이요."

"내가 비행 한 번 할 때마다 그 날은 나랑 같이 그 나라에서 밥 먹어주는 조건으로."

"네???"

"싫다면 그 기장 계속 백수로 썩게 만들어도 나는 상관 없고."


어깨를 으쓱하며 신문의 페이지를 한 장 넘기는 그를 바라보다 입모양으로 욕만 곱씹었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사람이랑 만나서.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입술만 잘근잘근 씹고 깨물다가 꽉 쥐었던 주먹을 힘 없이 뺐다. 어떻게 하든지 간에 그 사람이 잘린 것은 제 탓이었고,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일이었다.


"알겠어요...그렇게 하면 김 기장님 해고시킨 거 취소해 주실거죠...?"

"그래."


대기업의 대표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매너가 몸에 베여있는 것인지. 신사적이게 웃는 미소만큼은 그렇게 잔인할 수가 없었다. 입으로는 몇 번이고 욕을 되뇌이면서도 차마 밖으로 내뱉지도 못한 것에 후회감이 없지 않게 밀려들었지만 사실상 자신의 회사를 인수하고 있는 대표와 일개 항공사 승무원이다 보니 입장 차이는 분명했다.


분한 마음에 자꾸만 그에게 심술을 부렸다. 커피를 달라던 그가 원하는 것이 따뜻한 아메리카노인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차가운 에스프레소를 대령했고, 레드 와인을 준비해 달라던 그에게 생뚱 맞게 화이트 와인을 건넸다. 애초부터 비즈니스 석 담당인 것이 죄였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성의 없게 음료를 휙 주면 그것 마저 그의 눈에는 귀엽게라도 보이는 것인지 피실 웃더니만 윤기는 그대로 은은한 웃음을 입가에 띄우며 물어왔다.


"심술 부려, 지금?"

"Je sais que vous parlez français.(프랑스어만 말할 줄 알아요.)"


일부러 더 얄밉게 그나마 할 줄 아는 프랑스어를 지껄였다. 사실상 승무원이라면 기본적인 외국어 몇 개 정도야 구사하는 것이 기본이었으나 저번 비행의 여정지가 파리였던만큼, 지민은 프랑스어에 능숙했다. 이렇게라도 하면 더이상 이상한 말이라도 못 걸겠지 싶어 입술만 삐죽 내밀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하자 그는 아무 말 없이 입동굴이 훤히 드러나는 웃음만 보여줬다.


"Pourquoi tu souris comme ça ?(왜 자꾸 웃어요?)"

"......"

"Est-ce que j'ai l'air énervé ?(내가 만만해 보여요?)"


예상했다는 듯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턱을 괸 채 바라보기만 하는 윤기를 쳐다보며 승리에 도취된 미소를 얼굴 한가득 지어보였다. 그럼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다른 비즈니스 석 손님들에게 신경을 써야겠다, 라고 다짐하며 뒤돌때 쯤 가만히 다리를 꼰 채 앉아있던 그의 입이 열렸다.


"Ce n'est pas facile. Parce qu'il est mignon.(만만한 건 아니고. 귀여워서 그런데.)"

"......"

"C'est comme si tu disais que tu savais parler français.(프랑스어만 말할 줄 안다고 거짓말 한 것도 그렇고.)"

"......"

"C ’ est mignon d ’ utiliser soin d ’ un petit esprit.(작은 머리 쓰는 것도 귀여워서.)"


단번에 능숙한 프랑스어가 귓가에 꽂혔다. 익숙하다는듯이 피실 웃으며 대답한 그는 이내 다시 지민이 갖다 준 차가운 에스프레소를 입에 대며 한마디 더 했다.


"Je connais bien ton goût.(취향을 잘 아네.)"

"......"

"J'aime les choses froides.(차가운 걸 좋아하거든.)"



-



"아아악!!! 미쳤어!!! 또라이 아니야?"


급하게 복도로 나와 커튼을 쳐버린 지민은 기내에 다 들릴만큼 커다란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프랑스어로 대처해올 줄은 전혀 몰랐으니까. 게다가 뭔가 당한듯한 이 찜찜한 기분은 어떻게 해도 떨쳐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사람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는 인정하기 싫지만 그가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발만 동동 구르며 칭얼거리는 시늉을 하다가 이내 벽에 머리를 박고 퉁퉁 치던 지민은 평소 하지도 않던 한숨을 깊고도 깊게 내뱉었다. 원래 저런 건 비서들이 다 통역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큰 오산이었다. 그를 얕봐도 너무 얕봤다.


틀어져버린 넥타이를 똑바로 고치고 거울을 바라보며 울상을 지어보였다. 내가 어쩌다 저런 진상 손님이랑 마주치게 됐지? 거울을 주먹으로 퍽퍽 쳐볼까 하다가 이내 깨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에 그 마저도 관뒀다. 항공사를 바꿔야 하나 싶은 머저리같은 마음도 일순간 들었으나 겨우 저런 남자 하나 때문에 인생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 기장님 보고 싶다."


웅얼거리듯 말했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지금처럼 간절하게 보고 싶었던 적도 없었는데. 그 날 같이 밥 먹었으면 관계에 진전이라도 있었을까? 하다 못해 기장님이 고백을 했을 줄 누가 알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아쉬워지는 쪽은 되려 지민 밖에 없었다.


서른이 다 되어 가도록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봤으니.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연애는 많이 해봤으나 진실된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는 표현이 어찌 보면 옳을 지도 모른다. 만난 사람은 많았고 얼굴이 제법 반반한 지민에게 호기심에 다가온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 중 진심으로 마음을 드러낸 사람도 없었고, 대부분이 쓰레기였으니 오죽하면 다정하게 대해주는 기장님에게 첫눈에 반했을까. 자신에게 한탄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런 것을 탓할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 중 최악은 저 남자야."


곱씹듯 민윤기라는 이름을 되뇌이다 커튼을 살짝 젖혀 실눈으로 그가 앉아있는 자리를 바라봤다. 기내인데도 뭐가 그리 바쁜지 노트북을 켜서는 연신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얄미워. 비행기 안에서도 일을 해? 입술을 삐죽 내밀고 앞에서는 하지도 못할 욕을 입에 담고 있다가 관두기로 했다.


이렇게 해봤자 도리어 불리하게 될 사람은 본인이었으니까. 사실, 남 걱정 할 때가 아니었다. 자신도 언제 잘릴 지 모를 노릇이었고 애초부터 그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고 안 좋은 것들 뿐이었으니 믿을 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어찌보면 옳은 말이었다.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지만 되려 저렇게 신사적인 미소를 가득 담은 사람은 이상하게 신용이 가지 않았다. 너무 친절해서일까. 아니면 그 얼굴 속에 뭘 감추고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려워서일까. 전자나 후자나 둘 중 어느것이던 간에 확실히 말해 그는 지민에게 있어 짜증나는 존재임에 틀림 없었다.


평소에 익숙하던 플레이팅도 실패했고, 잘못하다가 컵을 놓쳐 깨뜨리기도 일수였으니까. 이런 실수, 평소라면 안 하는데. 기장님이 있었다면 비행을 마치고서라도 어디 다친 곳 있냐고 다정하게 물어봐 줬을 테지만 그런 일은 지금 기대할 수도 없고.


오로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해고됐던 그가 돌아와 다음 비행 때는 얼굴이라도 한 번 마주보는 것이었다.



-



그와 걷는 이탈리아의 거리는 한산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굳이 붐빈 거리를 놔두고 사람 많은 곳이 싫다며 한적한 곳으로 끌고간 윤기의 탓이겠지만. 남 탓 할 것도 없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끌려왔으니 사실 더 할 말은 없었다. 저번주는 파리, 이번에는 이탈리아. 이 남자는 외국에 나가는 것이 일상인 것처럼 보였다.


먼저 앞장 서서 밥먹을 가게를 몰색하고 있는 그의 뒤만을 졸졸 따라다녔다. 긴 비행 후 짧은 휴식이 있다지만 그 시간동안 시차 적응에 애를 먹어 끙끙 대다 결국 호텔에서 하루 종일 자는 것이 지민의 일상이었으니 더할 나위 없었다. 그만큼 많이 이탈리아에 이착륙을 했으면서 정작 시내를 돌아다녀 본 경험은 극히 적었다.


긴 비행에 하루 종일 서있던 탓에 다리가 저려오는데도 그러한 다리 보다 더 짜증나는 것은 아까부터 심기를 건드리는 윤기의 태도였다.


"Est-ce que je peux manger rapidement ?(간단하게 빵 먹을까?)"

"씨이..."


아까 비행기에서 괜히 심술 부렸던 것이 자꾸만 마음에 남았는지 그는 아까부터 지금까지 줄곧 프랑스어만을 구사하고 있었다. 외국어가 몸에 베일만큼 베인 사람이라지만 한국말 하나 없이 프랑스어만을 옆에서 줄줄 외워대니 미칠 지경이었다.


그가 사람 다루는 것에 능숙하다는 사실을 프랑스어를 말하기 전에 더 빨리 깨달았어야만 했다. 후회해봤자 늦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거리를 돌아다니면서도 프랑스어로 말하고, 주문을 하면서도 프랑스어로 말하고. 계산을 하면서도 오로지 프랑스어로만 말하는 바람에 애를 먹는 쪽은 지민이었다.


"쪼옴!!! 대표님, 그만하면 안돼요? 아 잘못했어요."

"Pas de souci pour la santé mentale.(화내는 거 정신 건강에 안 좋은데.)"


피실 웃으며 바라보는 그와 눈을 맞추며 미간을 잔뜩 구겼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사과를 해도 도무지 돌아올 것 같지 않는 그의 태도에 괜히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자신과의 신장이 조금밖에 차이 안나는데도 불구하고 팔짱을 끼고서는 휙 머리를 돌려버리는 녀석이 이상하게도 윤기의 눈에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참으려다 기어이 피실 웃음이 터지고 만 그는 말없이 입만 다물고 이탈리아의 하늘만을 바라봤다. 아까 비행기 안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라 눈에 다 담기지도 않았으나 지민을 계속 바라보며 웃다가는 정말 다시는 밥 같이 안 먹어주겠다고 할 판이라서.


사실, 프랑스어는 그저 지민을 조금이나마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나온 장난일 뿐이었다. 조그마한 손가락으로 연신 열심히 커피를 나르는 모습도 그의 눈에는 나름 예뻐 보였고, 굳이 안 예뻐 보일 이유도 없었다. 그런 녀석이 심술궂게 프랑스어만 말할 줄 안다고 하는 모습에서 비롯된 사소한 장난일 뿐.


비행기 밖으로 나오면 관둘 생각이었는데 자신의 프랑스어를 들을 때마다 한숨을 푹푹 내쉬며 노려보는 지민의 반응이 사뭇 남다르고 귀여워 놔두기로 했다. 이런 재미라도 놔두지 않으면 한가득 쌓인 일들을 오늘밤 안에 다 해내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그래, 윤기에게 지민은 잠시나마 찾아온 봄바람같은 존재였다. 별 거 아닌 것이 잠깐 사람을 홀려놓고 계절이 지나면 다시 사라져 버리는. 굳이 그런 잔잔한 바람이 곁에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봄이라는 계절이 계속될 동안, 그 짧은 찰나 동안 자신을 만족시켜 준다면 그는 그로서 만족한다는 쪽이었다.


어차피 지민과 헤어진 후에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만이었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다 보면 어느새 서로에게 얼굴은 잊혀지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만나온 모든 사람들이 그랬고. 김연우 기장을 해고시켰던 것은 그저 사소한 불만이었다.


아니, 다른 시선으로 본다면 사소한 트집, 혹은 사소한 변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있었다. 바쁜 와중에 비즈니스 석을 들어가는 사이 승무원들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제 이름, 분명히 안 들린다고 알고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그 어떤 말보다 더 잘들려서.


굳이 신경 쓸 필요도 없었고 거슬린다는 표현을 할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한 번 보고 안 볼 사이니까. 그럼에도 그 어느 것보다 거슬렸던 것은 한없이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던 어느 승무원과 제복을 입은 기장 그 둘이었다. 왠지 모르게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니 귀에 들려오는 소리도 그 둘에게 한정되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지민은, 그저 남들이 잘되는 꼴이 보기 싫어 찾아온 사소하고도.


흔한 변덕이었다.


JM BOTTOM/ONLY SUJ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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